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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록' 발매…"약간의 거리감으로 팀 유지"

"해외 진출이라는 소박한 꿈,주년다이나믹듀오quot두열아홉소년의성장그기록담았죠김용태 이제 꿔봐도 되겠다 싶었죠"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그땐 찾아서 들어야 하는 음악이 힙합이었거든요. 수입 CD 사러 다니고, 유학 간 친구에게 부탁하고…"(최자)

"처음 산 힙합 음반이 사이프러스 힐(미국 힙합 그룹)인데, 집에서 혼자 들으면 좀 무서웠어요. (음반 커버에) 막 해골이 쌓여있으니까. '이거 들으면 지옥 가나?' 생각하면서 몰래 듣고 그랬죠." (개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아메바컬쳐 사옥에서 만난 다이나믹 듀오는 20여년 전 어렵사리 힙합 CD를 구해 듣던 두 소년을 떠올리며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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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록'(2 Kids On The Block)은 그때 그 소년들이 함께 걸어온 힙합 여정을 랩으로 끄적여 12곡에 꾹꾹 눌러 담은 음반이다.

도입부부터 트랙 순으로 곡을 따라가다 보면 1998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이나믹 듀오의 일대기'를 시대순으로 돌아보게 된다.

개코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얘기들이 좀 재밌다"며 "한 드라마 제작자와의 대화에서 '이 서사를 드라마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러면 우리도 그때의 기록과 그 시절 느낀 감정으로 10~12곡 만들면 괜찮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아쉽게도 드라마는 무산됐지만, 'OST'는 남았다.

초등학교 6학년 동네 친구로 만난 개코와 최자는 실제로도 드라마 제작사가 탐낼 만한 성장 스토리를 공유하고 있다.

같은 초·중학교를 졸업한 이들은 2000년부터 힙합 그룹 씨비 매스(CB Mass)로 활동하다 2003년 팀 해체로 위기를 맞았다.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던 둘은 통학버스와 찜질방에서 쓴 랩으로 정규 1집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2004)를 만들어 다이나믹 듀오로 데뷔했다.

1~2집으로 연이어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들은 어느덧 힙합 붐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2006년에는 힙합·R&B 레이블 아메바컬쳐를 설립했고, 이후에도 숱한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국힙(국내 힙합) 레전드'로 불리게 됐다.

다이나믹 듀오는 이러한 20여년의 서사 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들을 꼽아 이번 음반을 완성했다.

"어떤 감정을 느꼈느냐를 상기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어요. 특히 오래전 이야기일수록 곡을 쓰기가 어려웠죠."(개코)

"저희 인생도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닌데 안 좋은 일들을 기억하고 파헤쳐야 하는 게 힘들기도 했어요."(최자)

그중에서도 9~10번 트랙인 '드라마틱'(Dramatic)과 '다리 없는 새'는 그들의 암흑기를 그린 곡이어서 뜻깊다.

"빛이 확 커지면 그림자가 세질 때가 있잖아요. 구설수도 생기고…너무 다크한(어두운) 이야기일까 고민하다가 이런 이야기도 구성상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개코)

개코는 '드라마틱' 내레이션에 참여한 배우 정만식에 대해 "곡에 누아르의 색깔이 있어 만식이 형의 목소리가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며 "(형이) 반은 호텔에서, 반은 시장 근처에서 녹음한 파일 25개 정도를 보내줬는데 곡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편집이 즐거웠다"고 돌이켰다.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피타파'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나아가겠다는 포부가 담긴 곡이다. 수록곡 중 유일하게 이들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햄버거, 피자, 타코, 파스타를 먹으면서 세계를 돌자는 내용의 가사가 유쾌하게 다가온다.

개코는 이 곡에 대해 "해외 공연을 해보니까 재충전 되는 기분이 들어서 해외 진출이라는 소박한 꿈 정도는 꿔봐도 되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는 비용을 줄여서라도 해외 공연을 최대한 많이 다녀보자는 게 둘의 생각이다.

이번 신보는 전작인 '오프 듀티(OFF DUTY·2019) 이후 4년 4개월 만에 선보이는 오랜만의 정규 음반이기도 하다.

인터뷰 중 머쓱한 웃음을 지어 보인 개코는 "너무 오래 걸려 민망하다"며 "사실 작년에 내려고 했는데 '스모크'(Smoke)와 'AEAO'에 집중하느라 늦어졌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미션곡 '스모크'와 2014년 발매 곡인 'AEAO'가 뜻밖의 역주행으로 인기를 얻은 탓에 발매 시기가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음반을 파트 1~3으로 쪼개 낸 것도 지난해 아메바컬쳐 대표가 세상을 떠나기 전 서둘러 곡을 발표하려던 게 계기가 됐다. 결국 10집은 10개월짜리 장기 프로젝트가 됐다.

다만 다이나믹 듀오는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는 만큼 더욱 완성도 높은 음반을 낼 수 있게 돼 만족한다고 전했다.

여태 해체 위기 없이 활동해온 다이나믹 듀오는 지난 20년간 팀 활동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살짝 귀띔했다.

개코는 "왜 해체하지 않냐는 질문이 3~4년 전부터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뭘 배려해야 하는지 학습하게 됐고, 약간의 거리감을 주는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나믹 듀오는 20주년 기념 연말 콘서트를 올해 활동의 기대 포인트로 꼽으며 1~10집을 총망라한 카세트테이프 세트도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이제 '1등 해야지' 이런 욕심은 없고, 계속 음악을 내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최자)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는 얘긴 몇 년 전부터 했어요. 언제 사람들이 선택해서 가지고 놀지 모르잖아요."(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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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3/28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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